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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되고는 있다지만 코로나가 아직도 판을 치고 있는데 날은 점점 선선해지는 요즘 더욱 밖으로 놀러 가고 싶어 집니다.

추석 때 친척모임도 지양해달라 했겠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마음 맞는 소수의 사람들끼리

어디나 한번 가지~? 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그’ 병 때문에 마땅한 추석 영화도 없고 ‘그’ 병 때문에 어디 마음 편히 돌아다니지도 못하고요.

아무리 이런 코로나 사태라고 해도 민족 대명절인 추석인데!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쉽고..... 할 때!!!!!!!!!
그런 저희들을 위한 굿~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하는 전시회 ‘퓰리처상 사진전’입니다.

'퓰리처 상'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면, 퓰리처상은 미국의 신문 저널리즘,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기여자로 꼽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상 이름의 기원은 신문왕으로 불려진 헝가리계 미국인인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따서 그의 유언에 따라 50만 달러의 기금으로 1917년 제정되었습니다.

 

이 상은 '언론계의 노벨상' 이라고도 불리며, 언론인들에게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현재는 뉴스,보도사진 등 에서 15개 분문. 문학, 음악 등 에서 7 개부 누문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는데요, 우리 한국에서도 지금까지 세 분의 기자님이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그렇게 친구들과 퓰리처 상 사진전을 가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되어있어서 직접적인 사진 촬영은 불가했습니다.ㅠㅜ 대신 여기서 수상작들을 모아놓은 책은 판매합니닿ㅎ

 

 

 

 

 

 

티켓은 현장구매시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9000원 에 발권이 가능합니다. 온라인으로 예매가 가능하다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가격차이도 없고 현장에서 티켓 교환 후 대기 시간이 있어서 현장 발권과 별 차이 없다는 글을 봐서 저는 현장 예매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일주일 사이에 전시회 관람을 총 두 번 했는데, 첫 번째 갔을 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 시간만 한 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어디 따로 대기하는 곳이 마련돼있는 것도 아니고, 실내에 있는 몇 안 되는 벤치나 밖에 있는 야외무대 끝자락에 걸터앉아 대기해야 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두 번째 관람 시에는 대기시간 없이 바로 입장....)

 

첫 번째와 두 번째 관람의 차이라면 주말이냐 평일이냐 인데 주말에 대기시간이 정-말 길었던 것을 보니 주말에 관람하러 가실 분들은 미리미리 시간 계산 잘하셔서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입장할 때까지 굉장히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 우선 대기번호표를 뽑고 QR코드로 카카오톡 퓰리처상 사진전 오픈 채팅방에 들어간 뒤, 단톡 방에서 입 순서를 알려줄 때까지 대기한 후 줄 서있다가 열 재고 다시 QR코드로 입장 확인을 하고 나서야 전시회에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전시관내에 인원수를 조정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입장 절차도 철저하고 전시관 내부에서도 1M 간격으로 천천~히 관람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관람 때는 그냥 관람을 하고 두 번째 때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해서 관람을 해봤는데요, 둘 다 좋습니다. 오디오 가이드 대여도 3천 원으로 부담가지 않는 가격이고 전시관 내부에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 사진들마다 텍스트로 설명글이 상세하게 적혀있어서 오디오를 듣지 않아도 불편한 점이 없었습니다. 물-론 오디오 서비스를 사용해서 관람했을 때에는 설민석 선생님 그 특유의 귀에 때려 박히는 설명 덕에 더욱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전시회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엥? 사진 전시회고 어차피 구글에 치면 다 나오는 사진들인데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아 매우 짧디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문화생활 많이 즐기지 못한 티를 냈다고나 할까요... 일단 그것은 당연한 에티켓이었으며 전시회를 관람하는 내내 휴대폰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휴대폰으로 딴짓하며 전시회를 관람하거나 사진 찍어가며 전시회 관람의 몰입도를 저하시켰다면.... 되려 화가 났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차피 백색 소음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내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노이즈 캔슬링이 가능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은 재생하지 않은 채로 관람은 진행했는데요, 아주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본인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30~40분 정도가 보통 전시회의 러닝타임(?)이라고 생각하고 관람했지만 생각보다 사진들이 많아서 관람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저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네요.

 

짧지 않은 시간 지나간 줄도 모르고 관람하던 저를 현실도 돌아오게 해 준 것이 얼얼한 발바닥이니....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한 전시회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시회 후긴데 사진 못 찍는다고 예시도 안 들면 서운 할 것 같아서 제가 봤던 사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세장의 사진을 소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한국전쟁(1951)

 

그... 영화에도 나왔던 장면입니다. 한국전쟁 당시에 피난 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작품입니다. 수많은 폭격으로 인해 거의 부서지다싶이한 다리를 생필품만이라도 챙겨 목숨 걸고 건너는 피난민들을 보며 당시의 처절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사진 촬영 당시가 한겨울이었다고 하는데 얼어붙어서 떠내려가는 시체들도 많이 보였다고 합니다.....

 

 

 

독수리와 소녀(1994)

 

 

다음은 케빈 카터 작가의 독수리와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왜 작가 이름까지 적어놨냐면... 이사진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가다가 본 적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인데요, 사바나 지역 한가운데에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한 소녀가 몸을 가눌 힘조차 없이 웅크려 누워있고 그 모습을 독수리가 무언가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아프리카 전쟁이 굶주린 아이들을 독수리의 먹잇감이 되도록 만든다. 라는 의미를 내포한 작품인데, 이 사진이 공개되자 수상자인 케빈 카터는 감당하기 힘든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왜 기자는 소녀를 구하지 않았는가'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런 비난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고, 이에 견디지 못한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비통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진상은 이렇습니다. 당시 기자들이 촬영 허가를 받을 당시 아프리카 주민들과의 접촉을 일절 금한다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촬영 허가를 받았으므로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그가 무작정 달려가서 소녀에게 손을 건넬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순간 촬영을 마친 카터는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독수리를 쫒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알고 있기에... 전시회장 한쪽 벽면에 쓰여있던 카터 딸의 한마디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제게는 세상이 독수리였고 소녀가 아버지였습니다." _카터의 딸.

 

 

 

베트콩 게릴라의 즉결 처형 (1968)

 

 

이 사진 또한 반전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사진가 에디 아담즈에 의해 촬영된 이 사진은 사이공의 경찰 '구엔 콕 로안' 이 포로로 잡은 베트콩 '구엔 반 렘'을 노상에서 사살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입니다. '사이공식 처형'이라 불리며 한 인간의 생명을 즉시 처형해버리는 잔혹함을 통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곳에서 많이 인용된 이 사진은 엄청난 반전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사진에서 왼쪽 총을 쏘는 남자가 나쁜 사람이고 오른쪽 사살당하는 남자가 불쌍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되었는데, 사실은 정 반대의 상황입니다. 왼쪽의 총을 들고 있는 남자는 당시 남베트남 장군이자 경찰청장이고 오른쪽의 피살당하는 남자는 시민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불을 질렀으며 왼쪽 남자 부하의 일가족 7명을 살해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무고한 시민을 사살하는 것처럼 순간 포착된 이 사진 때문에 존경받던 영웅에서 한순간 악인으로 전락한 로엔은 미국으로 망명한 뒤에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괴로움에 시달리며 살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사진가 아담즈는 30년 만에 진실을 밝히고 로안에게 사죄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이런 말도 남겼다고 하네요. 

 

"로안은 총으로 베트콩을 죽였지만 나는 카메라로 로안을 죽였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특별 전시관도 있고 (궁금하시라고 사진첨부는 xㅋㅋㅋㅋㅋ) 기념품점(?)도 있습니다. 사진 전시회답게 토이 카메라를 비롯해 각종 사진 관련 굿즈들이 있으니 한 번쯤 구경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위의 사진들 말고도 정말 많은 사진들이 전시관에 준비되어있습니다. 한국전쟁과 관련해 수상대상은 아니지만 관련 대상으로서 우리나라의 모습도 많이 나오고, 정지된 시간 속 순간 포착된 사진들을 보며 옆에 있는 텍스트를 읽어 나가면 지난 시간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던 사회적 문제들 또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너~무 만족했기 때문에 여러분께 자신 있게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이상 퓰리처상 사진전 후기였습니다.

 

오늘도 짧지 않을 글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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